임산부와 영·유아 1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 살균제' 사건의 핵심기업 '옥시레킷벤키저'를 향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불매운동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옥시 측은 그동안 피해자 유족들의 항의에도 꿈쩍하지 않다가 온라인상에서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퍼지자 뒤늦게 공개사과 형식이 아니라 기자들에게 "책임을 통감한다"는 이메일을 보내며 사태진화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살인 살균제 사건에 연루된 기업들 가운데 유독 옥시가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것은 옥시 측의 무책임한 대응방식 때문이며,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민형사상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지속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에 의하면 옥시는 2000년 초반부터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가습기 살균제 부작용'에 대해서 소비자들의 호소글을 고의적으로 삭제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옥시는 2011년 사건이 불거진 직후 배상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회사 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변경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또 책임회피를 위해 독성시험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함께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관련 자료를 폐기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임직원의 이메일을 삭제하고, 사건 관련 보고서 등 서류를 외부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검찰은 이 모든 행위들을 중대한 증거인멸 행위로 보고 조만간 옥시 측 연구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경미한 등급도 사망.. 보상 한푼 없어
소비자들은 이 같은 옥시 측의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인 대응방식에 분노하며 불매운동 확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옥시제품은 122종류에 달하며, 대부분이 세제와 주방용품으로 주부들이 주고객층입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제품은 표백제인 옥시크린입니다.
이밖에 세탁용품 액체세제 파워크린과 오투액션, 섬유유연제 쉐리, 울샴푸인 울라이트 등이 옥시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군입니다. 청소용품으로는 이지오프뱅, 옥시싹싹 등이 있고, 주방세제인 피니시, 세정제인 데톨 등도 옥시제품입니다. 탈취제로 잘 알려진 '물먹는 하마', '냄새먹는 하마' 시리즈와 함께 위질환 치료제 개비스콘, 인후염 치료제 스트랩실은 물론 콘돔인 듀렉스 등의 제품까지 한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옥시는 2001년 '레킷벤키저엔브이(Reckitt Benckiser N.V.)'가 '동양화학공업(현재 OCI)'의 생활용품사업부를 인수해 만든 회사입니다. 2009년 12월 최상위 지배회사인 '레킷벤키저피엘씨(Reckitt Benckiser plc)'가 다시 레킷벤키저엔브이로부터 주식 100%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