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이튼 커쇼 (Clayton Kershaw) 야구선수
- 출생: 1988년 3월 19일, 미국
- 신체: 193cm, 102.1kg
- 소속팀: LA 다저스
- 데뷔: 2008년 LA 다저스 입단
4월 21일 뉴욕 양키스 외야수 애런 힉스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시속 105.5마일(약 170㎞)짜리 송구를 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 공인 분석 시스템 '스탯캐스트' 역사상 가장 빠른 외야 송구가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하루만에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손에서 시속 100㎞ 가까이 느린 '마구'가 나왔는데, 사이영상을 3번이나 받은 클레이턴 커쇼(나이 28세)는 2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4회 타일러 플라워스에게 초구로 시속 46마일(약 74㎞)짜리 공을 던졌습니다.
커쇼의 시속 74km 이퓨스, '마구'가 아니라 '실수'였다
몸을 웅크린 채 커쇼의 강속구에 대비하던 플라워스는 멍하니 공을 바라만 봤고, 포수 A.J. 엘리스는 마치 아들과 캐치볼을 하는 것처럼 느린 공을 편하게 잡았습니다. 투수가 던지는 구종 가운데 '이퓨스(Eephus)'라는 구질이 있습니다. 아주 느린 속도로 큰 포물선을 그리고 날아가는 공이 바로 이퓨스이며, 실전에서는 타자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서 아주 가끔 던지는 투수가 있을 뿐입니다.
커쇼는 경기 후 MLB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연히 던진 것이라고 밝혔고, 커쇼는 "플라워스가 타석에 들어오기 전 시간을 좀 끌더라. 그래서 그가 칠 준비가 되기 전 재빨리 던지고자 했다. 그런데 갑자기 타일러가 재빨리 타격 준비를 했고, (이미 투구 동작을 시작했는데) 포수 A.J. 엘리스가 다른 구종을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커쇼는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안타 10개를 내주었지만, 삼진 10개를 기록하며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습니다. 1:1로 맞선 9회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팀은 연장 10회 결승점을 내 2-1로 승리했습니다. 커쇼는 평균자책점을 1.50까지 낮추었습니다.
커쇼는 사이영상 3회, MVP 현역 최고의 투수이며, 커쇼의 올해 연봉은 3300만 달러(한화 378억원)입니다.
숨김 동작(Deception)의 중요성
"타격은 타이밍이고, 투구는 그 타이밍을 빼앗는 것이다"
커쇼의 투구폼은 와인드업이 시작된 뒤 빠르고 간결한 '테이크 백(Take Back)'을 보입니다. 여기에 공을 던지는 왼팔을 왼 다리 뒤로 곧잘 숨기는데, 왼팔을 숨긴 뒤 공을 던지는 동작은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더구나 오버핸드스로우인 투구 폼은 큰 키를 최대한 활용, 높은 '타점(High Height)'을 만들어 냅니다. 왼팔을 잘 숨기고 높은 타점에서 빠르고 간결한 팔 스윙을 보이는 셈으로, 이렇다보니 타자들은 '하나'의 타이밍 포착에 상당한 애를 먹으며, 이를 두고 야구 관계자들은 '숨김 동작(Deception)'이 좋다고 평가합니다.
커쇼는 왼손 투수로서 최정상급의 구속도 자랑합니다. 2010년 이후 600이닝 이상을 던진 왼손투수 가운데 3번째로 빠른 직구(평균 149.6km)를 던졌습니다. 그보다 빠른 공을 던진 왼손 투수는 데이비드 프라이스(템파베이 레이스, 153.1km),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 149.9km)뿐입니다. 사실 커쇼의 직구는 이들보다 더 위력적이라 할 수 있는데, '구종가치(Pitch Value)'가 무려 74.7인 까닭입니다. 빅리그 투수를 통틀어 2위이며, 1위는 리로 81.8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