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아웃도어 의류업체 '칸투칸'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서 모든 상품의 제조원가를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격 거품을 뺀 아웃도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기업의 1급 비밀인 원가 정보를 스스로 봉인 해제한 것입니다. 칸투칸 측은 "원가 공개는 민감한 문제여서 많이 고심했지만, 마진율을 최소화하고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로 당당하게 평가받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칸투칸에서 공개한 주요 품목의 생산원가를 보면 그동안 유명 아웃도어 업체들의 가격 거품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집업 티셔츠는 1만7469원, 경량 바람막이 재킷은 2만4329원, 방수 등산화는 5만1255원이고 두툼한 거위털 재킷은 8만4125원, 오리털 재킷도 9만1904원에 불과했습니다.
아웃도어 의류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가격 파괴형 브랜드들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값비싼 아웃도어에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랜드의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 '루켄'은 올해 백화점과 가두점(길거리 매장)을 중심으로 20개 매장을 새로 열기로 했으며, 지난 15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과 인천점을 시작으로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와 정면 승부에 나섰습니다.
성장세 꺽인 아웃도어 시장
백화점 업계에 의하면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로 분류되는 '콜핑', '레드페이스' 등도 최근 매장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등골 브레이커'라고 불릴 정도로 고가 정책을 고수해온 기존 유명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것과 대비됩니다.
패션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웃도어 업체들은 제조원가의 최소 4배 이상을 정가로 매긴 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손님을 끌어모으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런 후진적인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밀레와 컬럼비아는 신상품을 출시하자마자 50% 할인 행사를 벌이기도 했고, '가격파괴형 아웃도어'의 약진은 기존 업체에 대한 소비자의 가격 불신이 반영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아웃도어 시장은 업계 1위를 산출하는 정확한 기준이 모호해 가시적인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다양한 기준을 놓고 아웃도어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존 아웃도어 Big 3 브랜드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네파는 2016년에도 No.1 타이틀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밖에도 코오롱스포츠, K2, 밀레, 아이더, 라푸마, 레드페이스 등의 브랜드들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업계 내 순위변동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