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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포동 매료 (광복동 꽃할배 여용기 맞춤양복점)
1. 주소위치: 부산 중구 대청동2가 35-2
2. 전화번호: 051-256-0701
3. 홈페이지: http://maeryo.co.kr

 

12월 21일 방송된 MBC 'MBC 다큐스페셜'에서는 여용기 재단사의 삶을 통해서 맞춤양복의 가치와 멋있게 늙는다는 것의 의미를 돌아보았습니다.

 

부산 광복동 맞춤양복 재단사 여용기(나이 63세)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멋진 스타일과 감각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며 세대간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1960-70년대 전성기를 누린 광복동 맞춤양복 거리에서 25년동안의 공백을 깨고 다시 마스터테일러로 재단가위를 잡은 여용기는 은발의 패셔니스타이자 광복동의 인기 스타입니다. 그러나 그의 화려한 스타일 이면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국제시장, 부산항, 용두산 공원에 가까운 광복동은 전통적으로 부산의 중심지였으며, 일제 강점기부터 부산항을 통해서 들어온 외국의 물자들은 국제시장에서 거래되었고, 특히 맞춤양복은 일본을 거쳐 부산으로 들어왔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가난했던 시절, 17살 나이에 고향 거제도에서 형과 함께 배를 타고 광복동으로 온 여용기는 양복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허드렛일을 하던 꼬마가 재단사가 되기까지는 1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29살에 처음 오너 재단사가 된 여용기는 이곳에서 '모모 양복점'을 개업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1980년대 이후 기성복이 물밀 듯 들어오면서 그의 사업은 기울었고, 주변의 맞춤양복점들도 하나둘씩 문을 닫았습니다.

 

 

SNS 패셔니스타 여용기 63세

 

여용기 인스타그램

 

 

현재 부산 최고의 '마스터 테일러'로 이름난 양창선은 여용기의 '모모 양복점' 바로 옆에서 '코코 양복점'이라는 맞춤양복점을 운영했습니다. 여용기와 5살 터울이지만 나란히 양복점을 열고 재단사로 일하며 가까이 지냈던 그는 무엇보다 여용기의 복귀를 도왔습니다.

 

여용기가 양복점 사업을 접은 이후에도 양창선은 꾸준히 광복동을 지켰고, 뛰어난 재단기술을 인정받고 수제 양복 및 양장 기술의 후속 세대를 양성하면서 '대한민국 명장' 칭호를 받았습니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양복점 '국정사'를 인수한 그는 현재 해운대로 자리를 옮겼으며, 부산을 대한민국의 나폴리로 부산만의 맞춤양복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여전한 현역 '마스터 테일러'입니다.

 

여용기는 생애 처음으로 화려한 남성 패션의 경연장,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전세계의 내로라 하는 멋쟁이 남자들이 모여드는 남성복 박람회 '피티 우오모(Pitti Uomo)'에 참가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어진 시간은 단 5일, 한벌의 양복을 만드는 데 최소 2주의 시간이 걸리지만, 급박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여용기의 동료인 바느질 장인들이 총동원되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1년에 두차례 열리는 세계 최대의 남성복 박람회 '피티 우오모'는 그야말로 전세계 남자들의 옷과 스타일의 각축장입니다. 오랜 세월을 눅진하게 쌓고 있는 도시 피렌체, 전통을 지켜가는 유럽의 맞춤양복 시장을 생애 처음으로 경험하며 여용기는 '기술'이 아닌 자신만의 '선'을 찾기 위한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합니다.

 

다시 돌아와 새로운 세대에게 맞춤양복 기술과 가치를 전하는 마스터 테일러 여용기는 어려웠던 시절 많은 도움을 받았던 형님에게 선물할 옷을 완성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1만 2천 땀의 손바느질을 통해서 완성되는 단 한 사람을 위한 옷, 맞춤양복의 특별한 가치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