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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외모와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데뷔한 개그우먼 정정아는 늘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몰고 다니며 코미디와 연극,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한 그녀였지만 요즘 TV에서 그녀의 얼굴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2000년대 당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MBC 교양 프로그램 '느낌표 - 길거리 특강'의 반장 역할로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킨 정정아! 신선한 캐릭터로 상승곡선을 타던 정정아가 한순간에 몰락한 이유는 바로 '도전! 지구탐험대'의 아나콘다 사건때문이었습니다.
2005년 아버지의 환갑잔치를 위한 경비마련 목적으로 촬영을 결심한 정정아는 정글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고, 촬영도중 아나콘다에 물리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결국 '도전! 지구탐험대'는 결국 안전 불감증의 문제로 폐지에 이르렀고 정정아는 사고에 피해를 본 피해자가 아닌 한 프로그램을 없애버린 '재수없는 연예인'으로 낙인찍혔습니다.
배우 정정아, 낙인의 멍에 11년
돈을 벌기 위한 쇼, 물의를 일으켜 관심을 끌려는 연예인이란 오해로 네티즌과 방송국 사람들의 비난을 홀로 견뎌야 했던 정정아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정작 정정아를 힘들게 만든 장본인은 끊긴 방송도 사라진 인기도 아닌 바로 그녀의 아버지 정대근이었습니다.
방송국이 입은 피해를 자신이 보상해 주겠다며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아버지의 성화를 참을 수 없던 정정아, 모두가 그녀의 편에 서주었을 때도 아버지 정대근만은 끝까지 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등을 돌렸습니다.
배우 정정아 (나이 40세)
1억원을 장학금으로 쾌척한 자수성가형 아버지의 감춰진 비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도 가족의 의미와 아버지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아버지 정대근은 아버지없이 할머니 손에 자라며 돈을 벌기 위해서 18살의 어린 나이에 맨몸으로 상경했습니다.
오로지 성공이 목표였던 그는 한쪽 다리에 장애가 있었음에도 그것을 딛고 죽도록 일만 했고, 수백명의 직원을 거느릴 정도 큰 공장을 경영하기도 했습니다. 늦은 나이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지만, 사랑을 줄줄도 받을 줄도 몰랐던 정대근의 사랑 표현 방식은 남달랐습니다.
부족한 것 없이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해줬지만, 정대근의 표현법은 극단적이었으며, 유복하게 키웠음에도 발전없이 정체해 있는 아이들을 보면 화가 나고 답답했습니다. 밑바닥부터 자수성가한 그의 눈에 자식들은 그저 한심한 존재였으며, 그런 자녀들을 훈육하기 위한 방법으로 때로는 폭력을 택한 정대근은 이것이 당연한 아버지의 역할이라 생각했습니다.
정정아 아버지 정대근
칠순을 넘긴 아버지와 불혹이 된 딸의 뒤늦은 화해여행
아직도 아버지가 어려운 딸과 그런 딸을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 이 부녀가 생애 첫 동반 여행길에 올랐으며 단둘이 하는 모든 것이 처음인 부녀는 식사하는 것도 등산하는 것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버지를 향한 두려움과 작별을 고하고 지난 사건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은 장녀 정정아는 아버지를 살뜰히 챙기며 가까워지려 노력습니다. 세월 앞에 늙어버린 아버지, 스스로 나약해졌음을 인정하는 아버지를 보며 정정아는 마음이 아려옵니다. 아버지도 마흔이 된 딸의 아픔을 매만져보려 하지만 40년동안 금이 간 부녀의 사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습니다.
차마 볼 수 없던 아버지의 눈을 보며 과거의 상처들을 조금씩 털어놓기 시작하는 정정아, 그리고 아버지는 잘못된 훈육방법과 아나콘다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딸의 입을 통해 전해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