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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MBC 휴먼다큐 사랑 '시간을 달리는 소년 원기' 편

민머리를 감추려 늘 모자를 쓰고 다니는 작은 아이, 부러질 듯한 가는 팔과 다리로 더디게 걸으며 거친 피부와 뻣뻣한 관절때문에 스트레칭도 쉽지 않은 아이, 바로 국내 유일의 조로증 환아 홍원기군입니다.

 

'소아 조로증 (Progeria)'은 유전자변이로 인해 노화가 일찍 찾아오는 병으로 이들의 인생 시계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 평균 10대 중반에 죽음을 맞이하는 불치병입니다.

 

400만분의 1의 확률로 생겨난다는 희귀병 소아 조로증. 부모는 원기가 5살 되던 해에 그 병을 알았고, 속수무책이었던 부모는 자책과 원망으로 나날을 눈물로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희망마저 버릴 순 없었고, 부모는 아이의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서 전국 방방곡곡을 헤맸고 2014년에는 미국 보스턴의 조로증 재단까지 달려가 치료약의 임상실험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부푼 희망도 잠시 원기는 신약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고 부모는 결국 투약을 포기했습니다.

 

 

홍원기(나이 11세) 조로증 환아

 

아이를 힘들게 하는 부모의 욕심은 버리기로 했지만, 원기를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머리카락이 날 수 있다는 희망에 한걸음에 달려가 피부재생을 돕는 약을 구해오고, 수소문 끝에 알게 된 세포치료를 위해 아빠는 기꺼이 자신의 세포를 내어주었습니다. 부모의 헌신과 노력덕분일까 원기의 몸에는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머리카락이 한올 한올 피어오르고, 관절도 부드러워지며 피부도 밝아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기가 고대했던 키가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소아 조로증에 걸린 원기는 건강한 보통의 아이들에게 당연한 것들을 가질 수 없는데, 원기의 키는 104cm, 몸무게 14kg, 신체 발달지수는 단 2%에 불과합니다. 병때문에 생긴 차이는 때때로 세상 속에서 장애가 되곤 합니다.

 

한편, 머리카락이 없어도 충분히 귀엽다는 엄마의 칭찬에 우쭐한 척 하고 탈수 없는 놀이기구 앞에서 초연한 척도 해보지만 사실 원기는 머리카락이 없는 것도 부끄럽고,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타지 못할 땐 얼굴 가득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랬던 원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원기는 작년보다 키가 3cm 더 자랐고, 더 이상 모자로 머리를 가리고 다니지도 않습니다. 원기는 모르는 사이 조금씩 단단해지고 소리 없이 성장해가고 있습니다.